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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7.03.25 12:34 - 유희왕 위트 앤 시니컬





네가 편지를 쓰는 동안 눈이 내린다. 한 자 한 자 불러와 붙이는 사람처럼, 너는 백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눈은 조용히 내린다. 바람도 없는 밤. 



사람들은 모두 잠들었다. 너만 제외하고. 너는 모르는 일이다. 너의 마음이 종이를 긁어 수줍은 이야기를 고백하는 동안,



세상이 다 하얗게 변했다. 사람들의 눈썹도 하얗게 변하고, 누군가 부스럭, 이불을 끌어당겼다. 네가 적은 한 단어를 닮은 눈이 방금, 태어나 떨어진다. 



모두가 잠든 이 꿈같은 시간에, 너는 언제쯤 고개를 들 수 있을까. 잊힐 듯, 지금, 눈이 내리고 있는데. 그렇게, 하얀 종이와 파란색 펜 끝이 서로를 속삭여 



너의 이야기가 태어난다. 의심할 수도, 그럴 여지도 없는 순백의 이야기. 그것은 창밖을 닮아간다. 반짝이는 모습으로, 모두가 잠들어버린 바로 그 시간에.



아마 내일, 혹은 모레쯤 당신은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잠들어버렸을 때, 녹아 사라질 모습으로 쓰인. 언제나 기억될 그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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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미룰 수 없어, 오래 준비했던 (사실은 방치했던) 작은 이야기집, <goood night>의 연재를 위트 앤 시니컬 블로그에서 재개합니다. 빠르면 한 달 안에 아직 다 못한 이야기를 정리하려고 해요. 뜬금없지만, 그래요. 하루에 두 편을 올릴게요. 하나는 써두었던 것, 다른 하나는 새로 써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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