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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2017.04.02 00:36 - 유희왕 위트 앤 시니컬





밤은 서성거리는 자들의 것이다. 여전히,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모두 좁고 쓸쓸하다. 보았으니, 불빛 아래선 아무나 서로를 붙들고, 앞에서 나누지 못한, 두고 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구나. 지금 그들을 더듬는 것들은 모두 어쩔 수 없는 감정이라고 해야겠다. 남아 있는 이들이라고 해야겠다.


보라, 그러니 어떻게 슬픔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우리는 암만 해도 곁에 있을 수 없고, 멀리 떨어져서 손톱자국처럼 있는데. 아니, 그래봐야 곁에 있을 수밖에 없고 남아 있는 일이라고는 한 개도 남아 있질 않은데.


“사람아, 깨어 있으라, 곧 눈이 내릴 것이니” 이렇게 적고 나서야 떨며 간신히 누워, 깜깜한 천장을 지켜본 적이 있다. 눈끝에서 귀 아래쪽으로 깊고 투명한 눈물 자국이 길을 이어갈 때, 나는 내가 얼마나 오만하고 무용한지 알게 되었으니.


당신이 보고 싶다. 그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도 그리하고 싶구나 해서, 잠을 이루지는 못하고, 소식만 쓰다듬는다. 작아서 가여운 것들이 만져진다. 그래, 이건 당신인가 나인가. 그 사이이고, 둘 다 모르는 것은 아닌가. 그게 무엇이든, 나는 이것들을 진심으로 동정한다. 나와 나를, 나마저도.


나는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 그대로, 책 몇 권, 펜 몇 개가 함부로 놓여 있는 책상과 의자의 좁은 틈에, 굳어버린 것처럼, 멈춰서, 숨을 쉬고 있구나. 더 적어낼 수 없는 것들로, 괴롭다는 듯이, 실은, 더 적을 것도 없으면서.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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